뭐야? 아내가 결혼했다구? 무슨 그런 황당한 소설을 읽고 있느냐고
한 지붕 밑에 사는 남자가 툴툴거린다.
발칙하면서 신선하고 흥미진진한 소설이라 눈을 떼기 어려운데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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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를 좋아하는 두 남녀가 만나 연애하고 결혼해서 사는 동안 겪게 되는 이야기
구조다. FC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 의 팽팽한 줄다리기부터 긴장감을 유발시킨다.
마치 월드컵 경기를 다시 관전하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묘사가 치밀하고 재미있다.
쉐도우 스트라이커, 선수교체, 몰수게임, 투톱 체제, 태클보다 백만 배쯤 좋은. 골기퍼로서의 철학, 골 결정력, 공은 바라는 쪽으로 오지 않는다, 경기의 끝은 경기의 시작이다. 홀리건, 사랑이 뭐길래, 공을 가지고 있으면 내가 주역이다, 내 인생의 핀, 사이즈가 큰 축구화, 탁월한 예술, 터치라인 밖에는 아무 것도 없다. 나의 영혼은 항상 그녀에게, 까뮈처럼, 등등
상상력이 놀라워서 작가의 인상을 찬찬히 뜯어보니 사이코처럼 생겼다.
모든 것은 축구로부터 시작되어 축구로 끝난다.
펠레. 피구, 베컴, 마라도나, 호나우드, 바티스투타, 엘 클라시코, 안정환, 김남일, 홍명보 등등 월드컵 선수들이 거의 다 등장하고 그들이 했던 말들이 이들 이색적인 부부의 삶에
절묘하게 끼어든다.
소설의 주제는 일부일처제에 반기를 드는 것으로 지금의 우리 문화권에서는 황당하지만, 언젠가 그렇게 되지 말라는 법도 없을 법 하리만큼, 사랑의 함수관계에서 반칙 룰도 존재할 수 있다고 작가는 발칙하게 드러내고 있다.
사랑에는 앞뒤 없이 격렬하게 타오르는 열정적 사랑이 있고, 나는 너, 너는 나에서 나는 나, 너는 너임을 확인하게 될 때 사랑이 깨진다는 낭만적 사랑이 있고, 서로 다른 정체성을 인정해주고 사랑의 유대를 공유함으로써 새로운 정체성을 이루어 가는 합류적 사랑도 있으니...
이 소설의 주인공 인아는 폴리아모리 ? 합류적 사랑을 실제로 현실화하면서 많은 문제점들을 극복하고 새로운 모럴을 만들어가려 하는데, 기존 문화권에 충돌하면서도 흔들리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용기가 무모한 것 같으면서도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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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결혼했다구? 그래서? 당신도 결혼하고 싶다는 거야 뭐야 ? 한 지붕 밑에 사는 남자가 다시 툴툴거렸다.
두 남자와 결혼해서 두 집 살림을 하는 주인공 인아는 슈퍼우먼이야. 프로그래머로서 일도
잘 하고 살림도 야무지게 잘하며 무엇보다 음식을 맛깔스럽게 만들고 게다가 섹스도 백 만개의 흡착판으로 빨아들이듯 열정적으로 하는 여자란 말이지.
한 남자와 결혼해 사는 것도 숨 막히고 힘들어 죽겠는데 두 남자랑 결혼을 하고 싶겠어?
제도권이라는 말을 별로 안좋아하고 ~
난 그냥 아내의 남자친구, 남편의 여자친구를 인정해 줄 수 있는 차원이면 좋아~
영화2009. 1. 29. 04:50